컴퓨터 두 대를 같은 인터넷 장비에 연결해 쓰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 대만 인터넷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옆 컴퓨터는 멀쩡한데 내 컴퓨터에는 ‘식별되지 않은 네트워크’, ‘인터넷 연결 안 됨’이라는 문구만 뜨는 상황입니다.

랜선도 바꿔보고, 인터넷에서 찾은 명령어도 입력해봤는데 그대로라면 통신사에 연락해야 할지 컴퓨터를 수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설정을 계속 초기화하기보다 정상 컴퓨터와 무엇이 다른지 비교하면서 원인을 좁혀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모뎀 하나에 컴퓨터 두 대를 연결했다’면 장비의 역할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모뎀에 연결한 건지, 공유기에 연결한 건지 확인하기

모뎀과 공유기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역할이 다릅니다. 모뎀은 통신사 회선을 연결하는 장비이고, 공유기는 여러 기기가 같은 인터넷 연결을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입니다. 통신사가 설치한 장비 하나에 두 기능이 함께 들어 있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가정용 연결 구조는 ‘모뎀 → 공유기 → 컴퓨터 두 대’입니다. 공유기 기능이 없는 모뎀에 컴퓨터 두 대를 직접 연결한 상태라면, 현재 회선과 장비가 그 구성을 지원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랜선을 꽂는 구멍이 여러 개 있다고 무조건 공유기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장비를 구분하기 어렵다면 통신사에 “설치된 장비가 공유기 기능도 하는 모델인지, 컴퓨터 두 대를 직접 연결해 사용해도 되는지”를 문의하면 됩니다.

한 대가 정상이라는 점은 중요한 단서지만, 그것만으로 다른 포트나 장비 설정까지 모두 정상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2. 랜선만 바꾸지 말고 정상 컴퓨터의 연결 조건 그대로 테스트하기

랜선을 서로 바꿔봤는데도 안 된다면, 다음에는 정상 컴퓨터가 사용하던 랜선과 공유기 포트를 그대로 두고 컴퓨터만 바꿔 연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정상 컴퓨터가 공유기 1번 포트에서 정상적으로 인터넷이 된다면, 그 랜선과 1번 포트를 그대로 두고 문제가 있는 컴퓨터를 연결해보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도 문제 컴퓨터만 인터넷이 안 된다면 랜선이나 공유기 포트보다는 문제 컴퓨터의 네트워크 설정, 랜카드 드라이버, 유선 랜포트 쪽을 의심할 근거가 커집니다.

반대로 문제 컴퓨터도 정상 포트에서는 인터넷이 된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랜선이나 공유기 포트, 벽면 랜포트, 중간 배선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모뎀에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환경이라면 단순 포트 비교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통신사에 해당 연결 방식이 가능한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IP 자동’인지보다 실제 어떤 IP를 받았는지 확인하기

제어판에서 ‘자동으로 IP 주소 받기’가 선택되어 있어도 실제 IP를 정상적으로 받아왔다는 뜻은 아닙니다.

Windows에서 명령 프롬프트를 실행한 뒤 다음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ipconfig /all

여러 네트워크 장치가 표시될 수 있는데, 현재 랜선이 연결된 이더넷 어댑터의 IPv4 주소와 기본 게이트웨이를 확인하면 됩니다.

특히 IPv4 주소가 169.254.x.x 형태로 표시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69.254로 시작하는 주소가 잡혔다면 일반적으로 공유기나 DHCP 서버에서 정상적인 IP 주소를 받지 못한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Windows가 사용할 수 있는 IP를 받지 못했을 때 자체적으로 임시 주소를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DNS 주소를 바꾸는 것보다 왜 IP 주소를 정상적으로 받지 못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정상 컴퓨터에서도 ipconfig /all을 실행해 두 컴퓨터의 정보를 비교하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정상 컴퓨터의 IP 주소를 그대로 문제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같은 IP를 두 컴퓨터가 사용하면 IP 충돌이 생겨 오히려 두 컴퓨터 모두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IP 주소를 다시 받아보기

IP가 정상적으로 할당되지 않는 것 같다면 관리자 권한으로 명령 프롬프트를 실행한 뒤 다음 명령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ipconfig /release

이 명령은 현재 DHCP를 통해 받은 IP 주소를 해제합니다.

그다음 다음 명령을 실행합니다.

ipconfig /renew

공유기나 DHCP 서버에 새로운 IP 주소를 요청하는 명령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명령어를 실행하는 것 자체보다 결과입니다.

ipconfig /renew를 실행했는데 DHCP 서버에 연결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타나거나 다시 169.254.x.x 주소가 잡힌다면 IP를 제공하는 장비와 정상적으로 통신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경우 같은 명령을 반복해서 입력하기보다는 랜카드, 드라이버, 공유기 포트, DHCP 기능 등을 점검하는 편이 좋습니다.

5. 네트워크 초기화 명령은 무조건 먼저 실행하지 않기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명령어가 많이 소개됩니다.

netsh winsock reset

또는

netsh int ip reset

Winsock이나 TCP/IP 설정이 손상된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는 명령입니다.

다만 이 명령을 무조건 가장 먼저 실행하기보다는 랜선과 포트, IP 할당 상태 등을 먼저 확인한 뒤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이거나 VPN, 가상 네트워크, 특별한 IP 설정이 적용된 컴퓨터라면 네트워크 설정을 초기화하기 전에 기존 설정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명령 실행 후에는 일반적으로 컴퓨터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6. 랜카드 드라이버도 확인하기

정상 컴퓨터가 사용하는 랜선과 공유기 포트에 문제 컴퓨터를 연결했는데도 인터넷이 안 된다면 Windows 장치 관리자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Windows 키와 X를 누른 뒤 장치 관리자를 열고 ‘네트워크 어댑터’를 확인합니다.

유선 네트워크 어댑터에 노란색 느낌표가 있거나 장치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면 드라이버 문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Windows 업데이트나 드라이버 업데이트 이후 갑자기 문제가 발생했다면 드라이버를 다시 설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삭제하기 전에 해당 컴퓨터나 메인보드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LAN 드라이버를 미리 받아 USB 등에 저장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드라이버를 삭제하면 Windows가 자동으로 다시 설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항상 자동 설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이 안 되는 상태에서 드라이버까지 없어지면 다시 설치하기가 더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7. 랜포트 불량도 확인하기

컴퓨터 뒤쪽의 유선 랜포트에 랜선을 꽂았을 때 LED가 켜지거나 깜빡이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랜선과 공유기 포트를 사용했는데도 랜포트 LED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면 랜카드나 랜포트 자체의 문제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USB 방식의 유선 랜카드를 연결해서 테스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USB 랜카드에서는 인터넷이 정상적으로 된다면 기존 내장 랜카드나 랜포트 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다만 LED가 들어온다고 해서 인터넷 연결까지 모두 정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LED는 물리적인 연결 여부를 판단하는 참고 정보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8. Windows 네트워크 초기화는 마지막 단계로 사용하기

Windows 11에서는 설정의 ‘네트워크 및 인터넷 → 고급 네트워크 설정 → 네트워크 초기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실행하면 네트워크 어댑터가 제거됐다가 다시 설치되고 네트워크 관련 설정이 기본값으로 초기화됩니다.

간단한 설정 오류라면 해결될 수 있지만 VPN이나 가상 네트워크 프로그램, 별도로 설정한 네트워크 값 등을 다시 설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네트워크 초기화를 실행하기보다는 앞에서 설명한 랜선, 포트, IP 주소, 드라이버 상태를 먼저 확인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9. 통신사와 컴퓨터 서비스센터 중 어디에 문의할까?

두 컴퓨터가 모뎀에 직접 연결되어 있고 해당 장비가 공유기 기능을 제공하는지 확실하지 않다면 통신사에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신사 장비 하나에 컴퓨터 두 대를 직접 연결해 사용하고 있는데 한 대만 IP를 받지 못한다”고 설명하면 장비 구성과 포트 상태 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공유기를 사용하는 것이 확실하고, 정상 컴퓨터가 사용하는 랜선과 같은 공유기 포트에 문제 컴퓨터를 연결했는데도 그 컴퓨터만 계속 인터넷이 안 된다면 컴퓨터 쪽 문제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경우 랜카드 드라이버나 Windows 네트워크 설정, 내장 랜카드 등의 점검을 먼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비스센터나 통신사에 문의할 때는 단순히 “인터넷이 안 됩니다”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정상 컴퓨터와 랜선·포트를 교체해본 결과, 문제 컴퓨터의 IPv4 주소가 무엇인지, 기본 게이트웨이가 표시되는지까지 알려주면 원인을 훨씬 빨리 좁힐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오해

같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한 대가 정상이라고 해서 통신사나 네트워크 장비 문제를 100%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LAN 포트 문제나 DHCP 할당 문제, 모뎀의 연결 방식 때문에 일부 장치에서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식별되지 않은 네트워크’가 표시된다고 해서 랜카드가 고장 났다고 바로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IP 주소를 받지 못했거나 드라이버, Windows 네트워크 설정에 문제가 생겨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이 안 된다는 이유로 DNS를 8.8.8.8 같은 주소로 바꾸는 경우가 있지만, PC가 정상적인 IP 주소와 기본 게이트웨이조차 받지 못한 상태라면 DNS 변경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핵심

이더넷 연결 문제에서는 여러 명령어를 한꺼번에 실행하는 것보다 원인을 하나씩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정상 컴퓨터가 사용하는 랜선과 공유기 포트를 그대로 이용해 문제 컴퓨터를 연결해봅니다.

그다음 ipconfig /all을 실행해서 IPv4 주소와 기본 게이트웨이를 정상적으로 받았는지 확인합니다.

IPv4가 169.254.x.x로 잡혀 있다면 공유기나 DHCP 서버에서 정상적인 IP를 받지 못하는 원인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같은 랜선과 같은 공유기 포트에서는 정상 PC가 연결되는데 특정 PC만 계속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해당 컴퓨터의 드라이버와 랜카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면 됩니다.

이 순서로 확인하면 통신사에 연락해야 하는 문제인지, 컴퓨터 서비스센터에서 점검해야 하는 문제인지 훨씬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